(광명=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얼른 구조가 끝나야 마음이 편할 텐데.."12일 오전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현장 부근에서 만난 주민 김모(56)씨는 통행금지를 알리는 폴리스 라인을 보며 혀를 끌끌 찼다. 광명 신안산선 공사장 지하 붕괴사고 수색작업 [촬영 홍기원] 김씨는 "새벽에 한 분이 생존해 나왔다는데, 남은 한 분도 무사히 나올 수 있으면 좋겠다"며 "일단 사람 생명부터 확인하고 사고원인이나 후속 대책 등은 그다음에 이야기해야 할 거 같다"고 했다.전날 발생한 붕괴 사고로 광명 양지사거리부터 안양 어린이천문대 앞까지 왕복 6차로 도로 800여m 구간의 통행이 전면 차단돼 있다. 인접한 4층짜리 식당 건물과 교회 부지는 붕괴 지점과 맞닿아 있어 건물 내 출입이 통제됐다.인근 초등학교에는 교육당국 관계자들이 시설물에 대한 긴급 안전 점검을 진행 중이라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사고 현장 바로 옆 아파트 주민들은 전날 때아닌 피난 생활을 해야 했다. 추가 붕괴 우려로 인해 640여가구 2천300명과 오피스텔 주민 144명 등 2천400여명에 대해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던 탓이다.갑작스러운 대피령에 놀란 주민들은 옷가지 등만 겨우 챙겨 들고 친척 및 지인의 집 혹은 시가 지정한 대피소인 시민체육관 등 7곳으로 대피해야 했다. 시가 지정한 대피소로는 총 135가구가 모였던 것으로 파악됐다.다행히 주민대피령은 12일 0시 10분께 해제됐고 구조작업을 위해 차단됐던 도시가스 공급도 대피령 해제 전 재개됐다.이에 따라 대다수 주민은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으며 9가구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낯선 대피소에서 밤을 지새운 뒤 귀가하기도 했다.날이 밝은 뒤 대부분의 주민은 반려견을 데리고 아파트 단지 내를 산책하고 인근 상가 앞을 거니는 등 일상을 회복하는 모습이었다.한 주민은 "어젯밤 안전이 확인됐다는 시의 발표를 믿고 집으로 돌아왔다"며 "아파트 쪽에는 피해가 없다는 게 밝혀져 안심"이라고 말했다.일부 주민들은 아파트 정문 옆으로 설치된 폴리스라인 앞에서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립창극단 신작 '심청' 극본·연출 요나김이 10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판소리 '심청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신작 '심청' 제작발표회를 하고 있다. 2025.04.10.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심청이를 '효(孝)'에 국한해 규정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10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열린 신작 '심청' 제작발표회에서 극본과 연출을 맡은 연출가 요나 김은 "심청을 유교적 가치관에 초점을 둔 게 아니다"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에서 20여년 간 활동 중인 세계적인 오페라 연출가 요나 김은 심청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전세계 어디에서나 나타나는 캐릭터"라고 강조했다. 그는 "눈 먼 아버지를 위해서 자기를 희생하는 캐릭터가 한국에만 있는 게 아니다. 그리스 비극은 물론, 독일의 모든 동화에도 그런 인물이 많다"며 "심청이라는 옷을 입고 있지만, 어쩌면 우리 전부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 심청이 굳이 아버지를 위해 희생한다기보단 자기보다 약한 사람들을 위해 자기를 내놓을 수 있는, 그리고 이상을 위해 자신을 내려놓을 있는 것일 수 있겠다 생각했다"며 "아버지는 가부장 사회에서 권력이 센 사람이지만 눈이 멀었다. 우리 사회에 현실 인식이 잘 안되는 사람들이 많지만, 서로 돕다 보면 세상은 어떻게든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결국 '심청'이 부녀 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요나 김은 지난해 국립오페라단 '탄호이저' 연출로 호평을 받으며 한국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올해 8월과 9월 전주와 서울에서 각각 초연하는 신작 '심청' 연출을 맡으며 판소리를 기반으로 한 작품에 도전한다. 그는 '심청'을 창극으로 규정하지 않는다고 했다.그는 "심청이라는 제목을 붙이고 그 밑에 전 세계 언어로 통하는 '판소리 테아트'라고 썼다"며 "그만큼 경계선에 서서 장르의 규정을 짓지 않고 싶다. 공연이 다 끝나면 장르가 새롭게 생길 수도 있겠다. 하지만 안 생겨도 괜찮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립창극단은 1